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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 아플 때, 생각보다 많이 막막합니다

행운남2000 2025. 8. 2. 16:13

1인 가구라면 미리 준비해두면 좋은 것들

혼자 사는 삶이 익숙해질수록 편해집니다.
먹고 싶은 걸 골라서 해먹고, 내가 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,
누구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니까요.

그런데요, 어느 날 갑자기 열이 나거나,
속이 뒤틀리듯 아프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.
“이럴 땐 누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는데...”
이 말이 절로 나오게 되죠.

저도 혼자 살면서 감기나 장염에 몇 번 크게 앓고 난 뒤부터는
**‘아플 때를 위한 준비도 혼자 살아가는 기술 중 하나’**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.
이 글은 그런 마음으로, 혹시나 같은 상황을 겪게 될 분들을 위해 적어둔 글입니다.


아프면 정말 별게 다 어려워집니다

감기든, 두통이든, 장이 안 좋든
혼자 있을 때 아프면 단순히 ‘몸이 불편하다’의 문제가 아닙니다.
진짜 어려운 건 그 다음입니다.

약은 집에 없고,
먹을 건커녕 물도 끓여 마시기 귀찮고,
병원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판단도 잘 안 서고요.

이럴 때는 ‘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?’ 하는 불안까지 겹칩니다.
그냥 몸만 아픈 게 아니라 고립된 느낌이 드는 거죠.

그래서 저는 그 이후로 이런 것들을 준비해두고 있습니다.
거창한 건 아니지만, 덕분에 아픈 날이 덜 힘들어졌습니다.


1. 상비약은 진짜 꼭 있어야 합니다

한 번은 갑자기 열이 났는데
약이 하나도 없어서 겨우 옷 챙겨 입고 약국 갔던 기억이 있어요.
그 이후로는 꼭 기본 약은 갖춰두게 되더라고요.

제가 챙겨두는 건 이 정도입니다:

  • 해열진통제 (타이레놀 계열)
  • 감기약 (기침, 콧물용)
  • 지사제
  • 제산제, 소화제
  • 체온계
  • 해열 패치
  • 밴드, 소독약

한두 번 쓰고 그대로 둘 때도 있지만,
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편안해집니다.
6개월~1년에 한 번 유통기한만 점검하면 됩니다.


2. 밥 안 해도 되는 음식, 몇 개쯤은 있어야 합니다

아플 때 제일 힘든 게 밥입니다.
배는 고픈데, 불 켜기도 귀찮고, 뭘 먹어야 할지 감도 안 올 때가 있거든요.

그래서 저는 이런 걸 미리 사서 한두 개쯤은 두고 있습니다.

  • 즉석죽이나 레토르트 스프
  • 멸균 우유나 두유
  • 바나나, 삶은 감자
  • 유자차, 생강차, 꿀
  • 이온음료나 ORS 같은 전해질 음료

이런 건 잘 상하지 않고, 속도 편해서
아플 때든 귀찮을 때든 두루두루 쓸 수 있어요.


3. 병원 못 나갈 땐 비대면 진료도 생각해보세요

한 번은 열이 너무 심한데 병원 가긴 힘들고,
약은 꼭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찾아본 게 비대면 진료 앱이었어요.

앱을 깔고 증상을 입력하면
의사 선생님이 전화나 영상으로 진료해 주시고,
가까운 약국에 처방전도 보내주시더라고요.

제가 써봤던 건 ‘닥터나우’였고,
그 외에 ‘굿닥’, ‘오늘의닥터’도 많이들 쓰는 것 같아요.
물론, 고열이 계속되거나 숨쉬기 힘든 증상이 있으면
무조건 119나 1339에 연락하셔야 합니다.


4. 증상별 기본 대응법, 이것만 기억해도 다릅니다

진짜로 아프면 인터넷 찾아볼 힘도 없거든요.
그래서 저는 제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뒀어요. 정리해볼게요.

감기, 몸살

  • 열이 나면 타이레놀 복용
  • 따뜻한 물 자주 마시기
  • 이불 너무 덥게 덮지 않기
  • 꿀물이나 유자차는 목에 좋아요

두통

  • 불 끄고 조용한 데서 휴식
  • 공복 피해서 진통제 복용
  • 스트레스성일 경우 따뜻한 샤워도 도움이 됩니다

배탈, 장염

  • 물보다 전해질 음료 챙기기
  • 죽이나 미음 먹으며 천천히 회복
  • 증상이 심할 땐 지사제,
  • 열이 계속 나거나 혈변이면 병원 꼭 가야 합니다

이 정도만 정해놓아도
아플 때 우왕좌왕하지 않게 되더라고요.


5. 연락할 사람 한 명은 정해두세요

정말 위급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습니다.
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고요.

그래서 전 평소에

  • 가족 한 명
  • 친구 한 명
  • 동네 약국이나 병원 연락처

이 정도는 핸드폰에 저장해두고,
스마트폰 긴급 연락 기능도 켜두고 있습니다.
잠금 상태에서도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요.

서울이나 다른 지역 일부에서는
1인 가구 대상 건강돌봄 서비스도 있더라고요.
거주지 주민센터나 구청에 문의해보시면
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.


마무리합니다

혼자 사는 건 자유롭고 좋지만,
그만큼 스스로를 잘 챙겨야 가능한 삶이기도 합니다.

아픈 날을 피할 수는 없지만,
준비가 되어 있으면 그 날을 덜 힘들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.

약 한 통, 죽 하나, 연락처 하나.
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
막상 몸이 안 좋을 땐 그게 전부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.

이 글을 읽고 계신 지금,
몸이 괜찮다면 오늘이 바로 준비할 타이밍입니다.
그리고 혹시 아프신 분이라면,
무리하지 마시고, 가장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해보세요.

혼자라고 해도,
절대 혼자인 건 아니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