혼자 밥 해 먹는다는 것
1인 가구의 식비, 무작정 줄이지 않아도 됩니다
혼자 살면서 가장 귀찮은 일 중 하나는,
역시 ‘밥 챙겨 먹는 것’입니다.
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이미 해는 져 있고,
냉장고 문을 열어봐도 뭐가 있는지 몰라 그냥 닫고,
그러다 결국 배달앱을 켭니다.
“오늘 하루도 잘 버텼는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?”
그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
만 원 넘는 배달비를 또 지불하곤 하죠. 저도 그래요.
그러다 어느 날,
카드 명세서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.
월급에서 생각보다 많은 돈이 ‘식비’로 빠져나가고 있었거든요.
그때부터 고민했습니다.
식비, 너무 줄이려고 애쓰기보단
덜 낭비하면서도 덜 피곤하게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?
생각보다 많은 돈이 새는 이유
한 달에 두세 번 장을 보고,
가끔은 집밥도 해먹고,
배달은 줄인다고 줄였는데도
왜 식비가 계속 많을까. 저도 오래 고민했어요.
알고 보니 이런 데서 돈이 새고 있더라고요.
- 마트에서 계획 없이 이것저것 사서 남기거나 버리는 것
-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몰라 재료를 또 사는 것
- 배달 안 하려고 했지만 결국 너무 피곤해서 시킨 것
- 반찬 만들었는데 질려서 결국 버린 것
결국 핵심은 ‘얼마나 사느냐’보다
‘얼마나 남기지 않고 먹느냐’에 달려 있었어요.
그래서 제가 해본 식비 절약 방법들
1. ‘식단 계획’은 길게 말고, 3일만 생각합니다
처음엔 일주일치 식단을 짜봤어요.
하지만 딱 3일만 해보고 흐지부지되더라고요.
그래서 바꿨습니다. 그냥 3일치만 생각하기로요.
예를 들어,
1일차에 된장찌개를 끓이면
2일차엔 남은 국에 두부만 추가하고,
3일차엔 된장국에 밥 말아 김치랑 먹으면 끝.
새 반찬을 매일 만들 필요 없고,
하루 반찬 하나로 이틀은 버틸 수 있습니다.
지겨워지기 전에 재료가 떨어지고,
재료 버리는 일도 없어졌어요.
2. 장보기는 꼭 ‘적기’에 합니다
마트는 무작정 가는 곳이 아니라,
재료가 진짜 없을 때 가야 아끼게 됩니다.
예전엔 집에 애매하게 뭐가 남아 있어도
“이것만 더 있으면 요리할 수 있겠지” 하고 사왔는데,
그때 산 게 나중에 또 남더라고요.
요즘은 냉장고가 거의 비었을 때만 장을 봐요.
그럼 재료를 꼭 필요한 만큼만 사고,
이미 사놓은 것도 최대한 다 써서 버리는 게 줄어듭니다.
3. 배달이 너무 당기면, 밀키트로 타협합니다
진짜 피곤한 날,
배달을 참기란 쉽지 않습니다.
그럴 땐 포기하는 대신, ‘타협’하는 쪽으로 가봤어요.
마트에 파는 1인분 밀키트,
혹은 냉동 볶음밥, 컵국밥 같은 걸
한두 개쯤 집에 쟁여두는 겁니다.
예전엔 배달을 눌렀다면,
지금은 밀키트를 꺼내 먹고
“이걸로 한 끼 잘 넘겼다” 하고 만족합니다.
가격도 절반 이하이고, 속도도 빠르거든요.
결국 식비는 줄고, 저는 배달비를 덜 냅니다.
4. 카드 하나를 ‘식비 전용’으로 정했습니다
사실 식비가 얼마나 드는지도 잘 모르고 살았어요.
그냥 나갈 돈은 나간다고 생각했죠.
그런데 어느 날, 식비만 따로 체크해보고 싶어서
체크카드 하나를 식비 전용으로 지정했어요.
그 카드로만 장보고, 외식하고, 배달시키고요.
한 달 예산을 정해두고
카드에 그만큼만 입금하니까
내가 어느 지점에서 과소비하는지 보이더라고요.
그때부터 조금씩 줄이게 됐고,
지금은 월 평균 25만 원 정도로
식비를 잘 조절하고 있어요.
억지로 아끼는 건 오래가지 않더라고요
사실 식비를 아끼려다 보면
금방 지치기도 하고,
언젠가는 참았던 욕구가 터져서
한 번에 폭식하거나 과소비하게 되는 경우도 많잖아요.
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했어요.
- 무조건 줄이지 않는다
- 대신, 낭비하지 않는다
- 재료를 끝까지 쓴다
- 내 컨디션과 상황에 맞게 조절한다
이런 방식은 오래 갑니다. 지치지 않고, 부담도 덜하고요.
마무리하며
혼자 밥을 해먹는다는 건
단순히 ‘요리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.
내 삶을 돌보고, 챙기고, 건강하게 굴리는 일입니다.
가끔은 도시락 하나로 하루를 때울 때도 있고,
가끔은 귀찮아서 라면에 김치만 먹을 때도 있지만,
그런 날들을 스스로 이해해주면서
내 식습관을 차근차근 다듬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.
식비를 줄인다는 건 결국
내 생활을 더 효율적이고, 나답게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.
오늘 저녁,
장 안 봐도 있는 재료로
한 끼 잘 해결하셨다면, 그게 이미 절약이고
스스로를 잘 돌보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?